1996년 서른의 시월 어느날, 그대와의 첫 눈미소를 주고받고 두 번의 강산을 지나 이제는 꽉 찬 반백년의 언저리를 거닐고 있는 나를 본다. 그대만 앉을 수 있다 약속했던, 내 가슴 그 자리..
그래, 그대는 그렇게.. 떠나지 않고, 비워놓지 않았나 보다. 어느날은, 기억을 맴돌다 흥얼거리게 하는 노래 한소절이 낮은 바람결 같은 속삭임에 그대 목소리가 되어 들려 온다.
그래, 그대는 그렇게.. 내게만은 첫사랑이고 싶나 보다. 어느날은, 멀리 서 있는 그대 이름이 물음표의 모습이 되려할 때, '나는 아직 여기 있다'고, 비워진 그 자리를 서성이다 꿈으로 보고 간다.
그래, 그대는 그렇게.. 내 삶에 마지막 첫고백을 잊지않고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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