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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을 준비하는 이에게 쓰는 편지 ☆
   조회수 4963
2002-04-26 12:29:26


*** 사랑을 준비하는 이에게 쓰는 편지 ***

부제 : "사랑 = 삶 = 또다시 사랑"

 

시 : 김성진

 

삶이란 이름을 가진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하나 둘 깨어나는 초연한 이 아침,

언젠가 내게 삶을 물어 오던 그대,

사랑을 물어 오던 그대에게,

오래 전, 내가 나의 창조자에게 물었던 물음의 답변으로,

이 편지를 쓰려 합니다.

그리고,

사랑을 준비하며 삶을 살려하는

모든 그대에게,

오래 전, 하늘이 내게 가르친

사랑의 끝없음으로,

언제 끝날지 모를,

이 기나긴 편지를 쓰려 합니다.

 

언젠가,

그대의 삶이 힘겨워 아픔으로 느껴진다 할 때,

그대의 삶의 어두움으로

존재의 나약함이 느껴진다 할 때,

그대가 내게 물었던

수많은 삶에 대한 물음,

수많은 존재에 대한 물음처럼,

삶을 사는 많은 이,

아니, 삶을 사는 모든 이가,

 

때로는, 공허만이 가득한 하늘에게,

때로는, 아무 뜻 없이 하얗게 물결치는 바다에게,

때로는, 들판에 피어 있는 풀잎에게,

때로는, 침묵하기만 하는 시간에게,

때로는, 스스로에게,

때로는, 타인에게,

그리고 때로는, 절대자에게,

 

수많은 삶의 이유,

수많은 존재의 이유를 물어 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물음을 누구에게 묻던지

그 물음에 대한 답변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수많은 물음을 묻는 이들 중에

자신에게 필요한 답변을 얻는 이도

아주 적다는 사실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너무 늦은 삶의 부분에서 묻는 까닭에

답변을 기다릴 삶의 여유도 남아 있지 않아

그 물음에 대한 답변을 얻지 못한 채

삶과 이별하는 모습을 봅니다.

 

또 어떤 이는,

그 물음에 대한 답변이, 자신에게 이미 다가와 있지만

답변을 얻을 만큼의 자기 버림이 없어

답변을 얻지 못한 채

삶을 살려하는 모습도 봅니다.

 

아주 오래 전,

지금 그대에게 이 기나긴 편지를 쓰고 있는 나 자신에게도,

나의 삶이, 존재의 나약함으로 느껴지던 그 때가 있었고,

삶의 답변을 얻기 위해,

 

고요함,

그리고 죽음보다 더 큰

침묵이라는 시간속을 헤매이며,

나 스스로의 존재를 인정하기 싫을 만큼,

커다란 고통을 소유하고 있는 나를 보게 되었고,

 

내가,

가장 작은 자,

가장 낮은 자,

가장 못난 자,

가장 더럽고, 흉한 자로 깨어나던 어느 날...

그래서 주검이 되어 울부짖던, 그 날...

 

내 가슴, 저 깊은 곳에서부터 속삭이듯,

삶의 답변으로 들려오는

나의 창조자, 그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그 음성은,

그 옛날 어느 철학자의 고백처럼,

내가 내 자신에게 있는지 조차 깨닫지 못했던,

이와 같은 끝없는 물음을,

나의 창조자 그에게 묻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게 했습니다.

 

타성화 되어 버린 관념과, 신의(信義)라는 틀에 갇혀,

내 것으로 인정하기 싫었던 물음,

바로, 그 물음을 내가 묻고 있었습니다.

 

"나는 누구며, 당신은 누구입니까.?"

"나는 누구며, 당신은 누구입니까.?"

"나는 왜 존재합니까.?"

 

나의 그 끝없는 물음에,

내게 들려진 나의 창조자 그의 음성은,

너무나 초연(超然)히 그와 나를 보게 했습니다.

 

나의 창조자,

그는,

우리에게 누구입니까,

 

자신을 나누고픈 사랑을 견디지 못해,

사랑하기 위해 우리를 있게 한 그는,

우리로 사랑케 하는 사랑입니다.

 

그의 사랑은 무엇입니까,

주고.

주고..

또 주고...

그 사랑 되돌아오지 않아도,

나 아닌 다른 그 누군가를,

사랑케 하는 사랑입니다.

 

나의 창조자, 그에게, 우리는 누구입니까,

우리의 생의 모습이 어떤 모습이건,

우리의 삶의 모습이 어떤 모습이건,

 

우리의 생과 삶,

그리고 우리의 존재 자체는,

나의 창조자 그에겐,

가장 큰 의미의 기쁨입니다.

 

지금,

그대에게 이 편지를 쓰고 있는,

나는 누구입니까,

 

그리고 이 편지를 읽고 있는,

그대는 누구입니까,

 

나의 창조자,

그의 사랑의 모습 그대로 있게 된,

그대와 나는

그를 닮은, 또 다른 모습의 사랑입니다.

 

우리는, 누구이어야 합니까,

그대와 나의 창조자,

그를 닮은 우리는,

영원부터, 영원까지

사랑해야 할 사랑이어야 합니다.

 

그 사랑은,

그대와 나의 창조자, 그의 사랑처럼,

끊임없이, 누군가의 생과 삶,

그리고 누군가의 존재를,

그대로의 존재를,

기뻐하는 삶이어야 합니다.

 

또 다시,

그 삶은,

끊임없이 나를, 누군가에게 내어주기 위해,

자기로부터 끝없는 여행을 떠나며,

준비하는 사랑이어야 합니다.

 

사랑을 준비하는 이여...

우리의 사랑은,

우리의 창조자, 그의 사랑처럼,

서로에게 존재의 기쁨이 되어주는 삶입니다.

 

우리의 삶은,

우리의 창조자, 그의 삶처럼,

서로를

그리고, 나 아닌, 그 누군가를

사랑케 하는 일만을 남겨 두는 사랑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모든 것은,

사랑 =

삶 =

또 다시 사랑인 것입니다.

 

이것이,

내가 나의 창조자 그에게서 얻은,

나의 물음에 대한 답변입니다.

 

이것이,

내가 그렇게 찾으려 애쓰던,

나의 나됨의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나의 어린 날,

하늘이 내게 가르친 딱 하나의 그 사랑입니다.

 

그대,

삶을 묻는 이,

사랑을 묻는 이여,

그대에게 주어진

존재와 사랑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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