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다섯시...
내게서 떠나지 않을것 같던
기도로 지새운 불면의 밤은 가고,
불면과 동행인 듯,
밤을 지새워 내리는 비는 창밖을 흔들고,
그 흔들림 속에 깨어난 가을 새벽이
내 가슴에 찾아 든다.
비와 빗소리는,
비워진 공간의 모든 자리를 채우고,
손에 닿을 수 있는 모든 사물을 적시려고
창밖을 흔드는데,
내가, 저기 비워진 공간의 모든 자리인 듯,
내가, 저기 닿을 수 있는 손 끝에 모든 사물인 듯,
그 비와 그 빗소리에 채워지고
그 비와 그 빗소리에 젖어가는 것은.
만질 수 없는 내 기다림과
끝을 모르는 내 그리움 뿐이다.
그립다 하지 않이도
그리움을 아는 듯
가을은 찾아들고,
기다린다 하지 않아도
기다림을 아는 듯
새벽은 찾아드는데,
내 기다림과, 내 그리움은...
언제쯤 가을 새벽이 되어
환한 햇살의 미소로
내 가슴에 찾아 들까...?
하지만,
기다리다 보면,
그리워하다 보면,
미소 띈 얼굴로 찾아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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