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적 *** 기적을 본다. 세상 아무도 알아 차리지 못한 기적을 본다. 불러주는 이름도 없는데 무덤에서 다시 일어나는 기적, 잡아주는 손도 없는데 늪에서 건져 올려진 기적, 길은 막혔는데 누구도 걷지 않던 길을 걷고 있는 기적, 나팔은 없는데 잠들어 있는 것들을 깨우는 기적, 생의 씨앗의 씨앗으로부터 저주를 받았는데
가장 향기나는 빛깔의 꽃을 피우는 기적을 본다. 나의 창조자 그가 허락한, 내 안에 가을이 있어, 하늘이 있어 그 기적을 본다. 가을안에 숨쉬고 있는 나와, 내 안에 수 많은 색채로 빛나는 가을로 내 눈에만 보이는 그 기적을 본다. |